한강 작가는 원래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어요.
시인은 소설을 써도,
소설가는 시를 못쓴다는
말이 있듯 사실
시 쓰기가 만만치 않죠.
< 어느 늦은 저녁 나는 >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시집
첫 번째 시예요.
한강 시인의 시를 보면,
채식주의자도 그렇지만,
나약한 인간의 체념과
또 꾸역꾸역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이 보이죠.
어쩌면 시간이 그렇게
지나가고, 추억도, 삶도
그렇게 지나갈 거예요.
그리고 슬픔도 고통도
지나가고 밥을 먹듯 또
일상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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