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사랑이 사라진 어느날
배재형
두 어린 연인의 뒷모습이
어둠 속에 희미하다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네 발로 걷는
젊은 그림자가 같다
찰나의 햇살에 기대어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는
어떤 아슬한 균형이 좀 설레지만
어깨에 기댄 머리 위로
사랑의 무게도 더해지고,
서로의 손가락 마디마디
온기를 기억한다
걸음 끝에 닿는 현실과
사라지는 배경과
엇갈린 시차처럼 두 시선이
어렵게 멀어질 곳
환절기를 붙잡고 싶었다
계절을 넘어설 순 없겠지
우리의 미래 혹은 감정,
오래 된 유물 중 하나였던
그 뒷모습이
풍경처럼 지나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