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한 인상, 조곤조곤 부드러운 말투와 목소리... 조영미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장을 보면 한눈에 ‘부드러운 카리스마란 이런 거구나’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 부드러운 모습 속엔 엄청난 열정과 욕심이 숨어있다. ‘독한 워커홀릭에 목표-성과주의자’라고 스스로도 인정한다. 그런 ‘일에의 몰입’은 급작스러운 ‘번아웃(Burn-out)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전 직장에서 11년간 스스로 제어가 안 될 정도로 엄청나게 일에 집중하고 몰입한 결과, 2년 전 퇴직했을 때 그 어떤 것도 할 생각이 안 들었어요. 무작정 가장 하고 싶은 걸 하러 갔는데 그게 ‘피아노 레슨’이었어요. 운동보다 더 하고 싶었고 절실했어요. 무려 45년 만에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아서 안 될 줄 알았는데 배우니까 또 되더라고요. 1년간 피아노만 쳤어요(웃음). 그렇게 1년 쉬고 나니 다시 일할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이전 직장’은 서울시 출연기관인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다. 이곳에서 조영미 원장은, 여성정책연구부터 사업, 국제협력 업무까지 두루 경험했다. 퇴직 전엔 ‘정책개발실장’을 맡았는데 ‘재단에 있는 동안 정작 연구는 많이 못한 것 같다’고. 그도 그럴 것이 ‘여성가족재단’은 ‘서울시 여성가
‘프로의 남녀는 차별되지 않는다’(최인아), ‘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조안 리),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한비야)... 1990년대 초중반, 여대생들 사이에서 필독서 혹은 롤 모델로 꼽혔던 저자들의 베스트셀러다. 그 당시 표현대로 한다면 ‘커리어우먼’의 표상 혹은 ‘프로페셔널’의 전형으로 꼽힐 만한 이들이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대졸’ 여성들이 ‘공채’로 대기업을 입사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시절이었다. 그나마 ‘채용이나 승진에서 남녀차별이 거의 없다’고 알려진 외국계 기업에서 대졸 여성들을 일부 채용, 당시만 해도 국내기업에 비해 처우가 좋고 ‘주5일제’ ‘연차제도’ 등을 도입한 외국계 기업은 여대생들에게 ‘꿈의 직장’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호텔과 항공사 등이 업의 특성상 여성들을 대거 채용했지만 일반적으로 접근하기 용이한 직장은 또 아니었다. ‘대기업공채’가 막혀있는데다 ‘뭔가 창의적이며 일하는 보람이 남다를 것 같은’, 요즘 말로 ‘있어빌리티’ 충만해 보이는 직장들(예컨대 광고대행사나 언론사)이 전통적으로 공채를 실시하고 있었지만 예나 지금이나 이곳들은 ‘바늘구멍’이다. 다시 앞서 언급한 베스트셀러들로 돌아가 보자. 이 저자들
이상하게 1년 반이면 ‘몸이 근질근질’ 이직을 하게 되는, 아니 하고 싶어졌던 ‘프로이직러’가 어느새 8년 째 한 직장에 몸담고 있다. ‘최장기 근무’를 넘어 실질적 수장으로 조직을 이끌어가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함께 걷는 아이들(이하 ‘함걷아’) 유원선 사무국장 얘기다. 첫 직장은 처음이라 뭣 모르고 2년, 공부가 필요하다 싶어 대학원 석사를 마치고 들어간 두 번째 직장 1년 반, 세 번 째 직장도 1년 반, 그리고 1년 여 육아에만 전념하다 들어간 네 번 째 직장은 4년. 상대적으로 재직기간이 긴 이유는 본부가 아닌 프로젝트 기반 사업단, 즉 외곽조직에서 일했던 덕분이다. 이후 서울시 출연기관으로 여러모로 처우와 체계가 좋았던(혹은 그렇게 보였던) 기관에선 오히려 1년도 못 채웠다. 그리고 큰 깨달음, ‘아, 전 직장이 일-가정 양립이 꽤 잘 됐던 거구나’. 그 다음엔 ‘이젠 정말 푹 쉬어야겠다. 다시 일하더라도 조직엔 들어가지 말아야지’ 하며 휴식기를 가지려했으나 맘대로 되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사회복지사 유원선을 찾았다. 실은, 일을 꽤 야무지게 잘 해냈던 덕분에(=능력자) 제안도 많이 들어왔다. 프리랜서로 일하며 제안서나 매뉴얼 작업, 단기 프로젝트
일생이 ‘투잡러’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영어과외를 했고, 지금도 공연기획자이면서 ‘샤로수길’(낙성대역~서울대입구역 사이 핫로드) 수제맥주전문점인 '컵스'의 주인장이기도 하다. 공연기획사 뮤지컬파크 대표 김향란. 이국적 외모의 그는 1980년대 말 이미 여자대학생들이 특히 선호하는 ‘첨단’ 직장 중 하나였던 광고대행사의 AE, 삼성영상사업단 홍보마케팅/공연기획 담당 등 당대 문화 트렌드를 이끌어가던 최전방 일터에서 일했다. 전공도 영문학, ‘운명의 동반자’인 남편은 재즈 피아니스트 론 브랜튼, 그야말로 ‘버터 냄새’ 팍팍 나는 세련된 커리어우먼의 전형일 것만 같은 배경과 이력을 지녔다. “전남 강진을 아시나요? 그야말로 시골이고 학교보다 밭일을 먼저 해야 했어요. 시골에서 어찌어찌 공부를 좀 해서 고등학교는 광주로 나와자취하며 다녔어요. 그때 난방도 제대로 안 되는 냉방에서 잘 챙겨먹지 못한 게 평생의 건강을 좌우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웃음)” 학습능력도 또 건강도 타고나는 것인지, 김향란 대표는 그런 환경 속에서도 ‘무려’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에 입학, 서울로 입성한다. 그러나 ‘시골소녀’가 적응하기 쉽지 않았던 낯선 환경과 약한 체력 때문인지 진로에 대한
PRM, PR마담(Madame)의 약자다. PRM을 이끄는 김도연 대표는 말 그대로 ‘PR하는 여성’이다. 회사명이 딱이다, PR마담. PRM에서 오는 보도자료는 그야말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수준이다. ‘태양의 서커스-쿠자’ ‘푸에르자부르타’ 등 대형 이벤트 자료가 오는가 하면, 갑자기 연극, 무용, 발레, 국악, 클래식 공연 소식이 날아온다. 그런가 싶더니 록 페스티벌, EDM 페스티벌 자료가 속속 도착하고 예술 컨퍼런스 개최 소식도 도착한다. 그야말로, 장르를 넘나들고 대중문화-국악-클래식의 경계도 없다. 화려한 빅 이벤트와 ‘정중동’의 전통 공연이 오버랩 된다. PRM의 이 같은 ‘럭비공’ 행보는, 어떤 현장에서든 밝은 기운, ‘명랑발랄’ 바이러스 ‘뿜뿜’인 김도연 대표의 전공이 의외로(!) ‘작곡’이라는 사실에 깊은 수긍과 ‘어?’ 하는 놀라움이 교차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한양대 작곡과 출신으로 ‘전설’이 된 故 유재하, 작곡가 김형석, 만능 엔터테이너로 각광 받는 정재형 등 ‘엄청난’ 뮤지션들의 직계 후배가 되는 셈이다. “부모님께서 음악에 굉장한 관심과 조예가 있으셨고, 저 또한 어릴 때 재능을 보였나 봐요. 어찌어찌 작곡과에 입학했는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 제목이 다 했다, 아니 제목이 다 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네 멋대로 해라’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 ‘욜로(YOLO)’ ‘힐링(Healing)’... 마치 여러 해를 휩쓴 자기개발서 열풍에 반발하는 듯 그 대척점에 있는 메시지가 넘치는 시대다. 그래서 비록 제목이 유니크 하지만 뭐 그저 그런, 최근 트렌드에 편승한 책인 줄 알았다. 심지어 베스트셀러다. 인터뷰를 위해 펼친 책에는 발간 한 달 남짓에 ‘5쇄’라고 적혀있었는데, 인터뷰가 진행된 7월 중순 현재 ‘9쇄’가 됐단다. 우와~. 비슷비슷한 콘셉트의 책이 난무(?)하는 시대지만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는 못 봤으면 못 봤지, 일단 제목을 보고 그냥 지나치긴 힘들다. 그 만큼 ‘힘이 센’ 강렬한 제목이다. “작년 6월에 처음 브런치(카카오가 운영하는 일종의 ‘작가 입문’ 블로그 포털)에 연재를 시작할 때 제목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었죠. 뭘로 해야 할까. 너무 지친 상태여서 ‘열심히 살지 말아 봐야겠다, 딱 1년만’ 이라는 생각을 했죠. 어쩌다 툭 생각이 났어요. 근데, 정말 제목이 책 판매에 큰 역할을 한 것 같긴 해요. 하하
‘매일선물하는여자’.금융상품선물(先物)이아니다.받으면누구나좋아하는바로그선물(膳物,Gift)이다.김은영(44)㈜키세스대표는‘선물만드는여자’다.좀더쉽게말하자면‘판촉물’혹은‘기념품’전문제조유통기업CEO다. 얼핏초콜릿이떠오르는사명‘키세스(KEYCESS)’는‘성공의열쇠’를뜻하는‘키오브석세스(KEYofsucCESS)’의약자다.‘키세스’에서만드는소위‘판촉물’중에는,지하철역입구에서자주받는볼펜이나휴대용티슈,기업행사장에서쇼핑백에담겨‘뭘까?’궁금증을자아내는기념품등그품목이끝없이다양하다.판촉물이나기념품을보면그시기‘잘나가는’인기소품들을가늠할수있을정도다.지난여름,가장흔하게받을수있는‘기념품’은일명‘손풍기’로불리는휴대용선풍기였다.블루투스이어폰이나각종충전기,USB,텀블러,에코백,머그컵등도‘스테디’한인기품목으로꼽힌다. 김은영대표가키세스를창업한건지난2007년이다.어느새12년이라는짧지않은시간이흘렀다.창업이래의정부에서계속둥지를틀다지난해‘핫한동네’성수동에새보금자리를마련해‘인서울’에성공했다. 이벤트기획자서판촉물제작사대표로...집작은방서컴퓨터하나로시작 “대학에서디자인을전공하고편집회사에취직을했어요.학교에서맘대로디자인을하다가회사에서시키는것만하려니좀이쑤시더라고요.이후디자인회사몇군데다니다웹에이전시로옮겼는
“아이들은세가지밥을먹어야합니다.음식밥,지식밥,그리고놀이밥.놀이도아이들에게꼭필요한밥이지요.그한축을담당하는회사에서오늘도열심히‘놀이밥’을짓고있습니다.요즘놀이를결식하는아이들이너무많습니다.오히려부유한집아이들의놀이결식이심하지만,한편으론,집안사정이어렵거나기회가없는아이들에게도놀이공간이제공될수있도록사회공헌차원의고민도깊게하고있습니다.” 어린이실내놀이터전문기업플레이타임그룹의박소원전무.지난30년간아파트부터과자,영화,대통령후보에이르기까지다양한상품(?)의마케터로잔뼈가굵은그다.현재업무는‘챔피언1250’‘상상스케치’등플레이타임그룹의어린이실내놀이터공간기획등콘텐츠총괄책임자다. 마케터서어린이실내놀이터콘텐츠전문가로 이른바‘기업형’어린이실내놀이터가선보인지어느새4반세기가넘었다.그사이소위‘키즈카페’로불리는어린이실내놀이공간은조금씩형태를달리하며빠르게확산되기도하고또쉽게사라지기도했다.“지금일이무척즐겁고좋아요.생각지못한재능을발견했다고할까요.(웃음)마케터는소비자를아는일을하는사람,소비자에게어필할수있는일을하는사람이죠.지금도마찬가지예요.아이들이어떻게하면더좋아할지,이물건들이어떻게쓰여질지에대한개념을아는것,오랜기간마케팅을하면서‘내안에누적된게많구나’하는걸느낍니다.” “그간키즈카페가엄마들이쉬고놀수있게아이들을맡겨놓는‘베이